🕯 '감이연, 책으로 말하다' 그 열세 번째 현장모임 공지
▪ 2025년 6월 25일(수요일) 저녁 7시 30분(장소등 세부사항은 따로 공지합니다)
▪ 김영민 철학자의 『동무와 연인』중, "현명한 회의(懷疑)의 길_J.S. 밀과 해리엇 테일러"
'....... 어렵다'는 걱정과 불안에도 불구하고 감이연은 나름의 남다른 시각으로 읽어내고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이름은 '감히 하리라'는 감이연입니다. 어렵지만 주눅 들지 않습니다. 어렵지만 다 알아내겠다 욕심내지도 않습니다. 다만, 약속을 통해 나를 묶고 낮아짐으로써 가능해질 새로운 나를 향하고 있을 뿐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약속을 지키자!는 어떤 순진한 압박 같은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정'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또 그 '사정'역시 공부의 방해가 아니라 또 다른 공부이기에, 공부 아닌 것이 없기에, 그 사정이나 주변의 사건들을 조화롭게 잘 풀어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삶을 잘 풀어내기 위해!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미안해하지 마세요,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만으로 이미 충분합니다.
다만, 약속은 우선 나와의 약속이라는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호의나 호감이 그렇듯 의무감이나 미안함 만으로는 멀리 가지 못합니다. 아주 작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해 버리는' 기분 좋은 경험을, 그 명랑함의 비밀을 나와의 약속을 통해 장착하시길 권합니다. 아무리 작은 실천도 그것을 계속하는 사람은 분명 달라집니다.
『동무론』의 몇 구절을 인용하면서 다음 약속을 기다리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약속을 지키기 시작하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중력을 느끼는 것과 같다. 그리고 그 약속 지키기의 효과는 **그 중력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체질** 속으로 약속이 사라지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데올로기와 종교도, 다이어트와 호흡도 쉽게 우리의 존재를 비껴간다. 그러나, 매우 이상스럽게도, 약속은 이 시대의 인문학도들에게 영영 다가오지 않을 미래의 존재론이다. 내가 발견한, 존재에 접근하는 또 하나의 입구는, 약속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약속의 문**이다.
약속이 존재론이 되는 것은, 그 약속이 매순간 내 존재의 무게로 체감되는 방식 속에 있다. 약속이 쉽게 지켜지거나 쉽게 어겨지는 세상에서는 약속이 내 존재의 무게를 이루지 못한다. 약속은, 미래 속에서 출몰하는 **그 모든 영웅들을 죽이고, 엄습하는 사건들을 잠재우면서,** **시간과 더불어 시간을 넘어가는** 삶의 방식이다. 세속 속에서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나를 통과하는 그 모든 **미래에 대한 극진한 환대**인 것.
김영민, 『 동무론』, 114쪽, 최측의 농간,2018
🕯 敢而然. 문학 ▫ 원서 온라인 8 - 후기
감이연에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애초에 너무도 용감하게 정해진 'The Vegetarian'은 그 대담성의 비용을 매번 청구합니다. 그 비싼 비용을 치르고 뚫어내는 것 만이, 그것만이 늘 한 자리를 맴돌던 어떤 관성적인 또는 완고한 '상태'를 깨트릴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믿고있지만, 역시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일단 해 본다는 진지함으로 임해 주시는 멤버들에게 늘 배웁니다. 아주 작은 희망이 얼마나 커다란 가치를 품고 있는지를 또 다시 배웁니다.
어제 다룬 몇몇 문장을 남겨 복기 하며 다음을 준비합니다.
I started to fumble through the pockets of my coat, which l'd tossed onto the living room sofa the previous evening.
It's just... no, I couldn't possibly have you do that.
Not once did my wife bother to peer out from the kitchen in the time it took me to get ready, slinging my tie round my neck like a scarf, pulling on my socks, and getting my notebook and wallet together.
Only once I'd managed to jump on the underground train as it was just about to leave did I have time to take in my appearance, reflected in the dark carriage window.
– The Vegetarian, tr. Deborah Smith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편하게 답글로 알려 주세요.
우연을 만드는 창구가 되리라 희망합니다.
— Written by To Be or... Whatever
Walking Miles Without a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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