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간만이 "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가? 하이데거는 이 질문을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는 인간을 단지 생물학적 종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를 물을 수 있는 존재로 이해한다.
이 글에서는 그의 핵심 개념인 "현존재(Dasein)"를 중심으로, 존재에 대한 물음이 어떻게 철학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 왜 인간은 '존재'에 대해 묻는가? ― 하이데거와 현존재라는 물음의 시작
‘왜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란 말인가?’
이는 철학의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다. 그러나 이 질문을 새롭게 구성한 인물이 있다.
바로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다.
하이데거는 인간 존재를 단순히 ‘있는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인간을 ‘존재를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보았고, 이를 가리켜 **현존재(Dasein)**라 불렀다.
🌍 Dasein, '거기 있음'이라는 말
현존재는 독일어로 Dasein, 직역하면 **'거기 있음'**이다. 하지만 하이데거가 이 말을 쓸 때, 단순히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뜻으로 쓰는 것은 아니다.
이 단어에는 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하이데거에게 '현존재'란,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해 스스로 물을 수 있는 존재를 뜻한다.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던지는 능력은 오직 인간에게만 있다.
“Dasein은 그 존재 자체에 있어서, 항상 어떤 존재이해를 지니고 있다.”
즉, 인간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그 의미를 묻고,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Sein und Zeit, 1927)』에서 이렇게 말한다:
“존재 물음은 하나의 존재자인 인간(현존재)에 의해서만 제기될 수 있다.”
이는 곧, 존재에 대해 물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인간 존재의 특징이라는 뜻이다.
🧭 존재와의 근원적 관계
우리는 매일 삶을 살아가면서 무언가를 사용하고 이해하며 살아간다.
문을 보면 '나가는 통로', 의자를 보면 '앉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은 단지 사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했기에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런 관계를 '세계-내-존재(In-der-Welt-Sein)',
즉 “세상 안에 있으면서 그 세상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고 있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단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물체가 아니라, 세상과 의미를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존재,
다시 말해 존재와 존재의 의미를 이미 살고 있는 존재다.
이 점에서 인간은 그저 하나의 사물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를 해석하고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된다.
🔄 존재를 묻는 존재: 인간이라는 미스터리
하이데거는 철학이 존재자들(사물, 생명체, 개념 등)의 특징만 분석하는 데에 치우쳤다고 본다.
정작 그 사물들이 ‘존재한다’는 그 사실 자체는 질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철학의 중심을 다시 세우려 한다. 그 중심은 바로 **존재 자체(Sein)**를 묻는 일이며,
그 질문은 오직 인간, 현존재만이 할 수 있다.
“존재는 시간 속에서 이해된다.”
하이데거는 존재를 단지 고정된 어떤 실체로 보지 않고, 시간 속에서 드러나는 사건으로 본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며 경험하고, 가능성을 자각하고, 죽음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존재는 새롭게 드러난다.
즉, 존재는 사전적 정의로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경험 속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 존재와 현존재, 무엇이 다른가?
이쯤에서 한 가지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존재(Sein)’**와 **‘현존재(Dasein)’**는 하이데거 철학에서 전혀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 **존재(Sein)**는 모든 존재자들이 '존재한다'고 말할 때 그 '존재함' 자체의 의미를 가리킨다.
- **현존재(Dasein)**는 그 존재의 의미를 물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자, 즉 인간을 뜻한다.
하이데거는 철학이 수천 년 동안 **존재자(Seiende)**들만 분석해왔고,
그 존재자들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의 존재성은 망각해 왔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이 망각을 **존재 망각(Seinsvergessenheit)**이라고 부르며,
철학이 반드시 다시 이 물음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존재 자체는 말을 하지 않는다.
오직 현존재, 즉 인간만이 '존재란 무엇인가'를 묻고 해석할 수 있는 존재다.
다시 말해, 존재는 배경이고, 현존재는 질문하는 자다.
그리고 이 둘의 관계를 밝혀내는 것이 하이데거의 철학 전체의 목적이다.
👉 하이데거에게 인간은 '이미 존재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존재'이며, 이 점에서 존재를 묻는 것은 곧 자기 자신을 사유하는 길과 맞닿아 있다. 다음 편에서는, 그렇다면 그 '존재'란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탐색한다.
😎 하이데거 2. 존재는 어디에 있는가 – 은폐와 드러남
😎 하이데거 입문 3. 존재의 가장자리에서 – 죽음과 결단
😎 진리와 침묵 사이 — 하이데거, 야스퍼스, 그리고 아렌트
😎 💔 하이데거의 아내 엘프리데. “사랑은 사유를 흔들었고, 사유는 사랑을 시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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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ten by To Be or... What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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