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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이연(敢而然)/"동무와 연인", 배경 지식26

🕯️ 비트겐슈타인3. 말해지지 않은 철학자의 초상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일상, 그리고 언어 바깥의 윤리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거의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다.그는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았고, 욕망에 대해 침묵했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아무런 철학적 설명도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말하지 않은 것들은, 그가 말한 것들만큼이나 강렬하게 철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었다.🌌 조용한 사랑들 — 말해지지 않은 욕망비트겐슈타인은 남성에게 이끌렸다. 그가 사랑한 사람들의 이름은 그의 철학서에 등장하지 않지만, 몇몇 편지와 주변인의 증언, 그리고 그의 삶 전체에 스며든 긴장 속에서 우리는 그것을 추적할 수 있다.그는 20대 초반의 청년들과 가까운 관계를 맺었으며,이성과의 관계나 결혼에 대한 언급은 철저히 부재했다.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성적 지향을 고백.. 2025. 4. 20.
🎭 비트겐슈타인2. 가면을 가리키며 걷는다― 침묵의 철학, 말하지 않는 자기표현 “가면을 쓴 자는 때때로, 그 가면이 가면임을 가리키며 걷는다.”이 문장은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철학적 삶, 말하기와 침묵, 사유와 존재 사이의 거리를 설명하는 데 있어 탁월한 은유로 작동한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지도, 감추지도 않은 채, 언어의 한계를 조용히 가리키며 걸어간 철학자였다.🧬 '가면'이라는 은유가 지시하는 것‘가면을 가리키며 걷는다’는 표현은 두 가지를 동시에 지시한다:나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들키고 싶지 않은 건 아니다.나는 말하지 않지만, 그 침묵이 침묵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이런 이중 구조는 언뜻 보면 위선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자기 존재의 복잡성과 타자성에 대한 윤리적 인식이다. 이는 타자에게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야 .. 2025. 4. 20.
💫 비트겐슈타인1.-파리병, 공회전, 그리고 사랑을 향한 언어적 출발 사랑은 말로 회전하고, 말로 외출한다“철학은 파리가 파리병 속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이 글은 사랑과 언어, 그리고 그 둘 사이에 존재하는 불가능성과 반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려는 시도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언어는 살갗이다”라는 진술은, 사랑이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끊임없이 ‘닿고자 하는’ 운동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언어는 종종 공회전한다. 정지된 자리에 서서, 닿지 못한 채로, 자신 안에서 도는 말.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그 공회전하는 바퀴를 바닥에 닿게 할 수 있을까?🐝 비트겐슈타인과 '파리병'의 은유비트겐슈타인은 『철학적 탐구』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철학은 파리가 파리병 속에서 빠져나오는 길을 보여주는 것이다.”이 말.. 2025. 4. 19.
💬 언어는 살갗이다― 바르트가 말하는 사랑, 말하기, 만짐의 윤리 "언어는 살갗이다. 나는 그 사람을 내 말 속에 둘둘 말아, 어루만지며, 애무하며, 이 만짐을 얘기하며, 우리 관계에 대한 논평을 지속하고자 온 힘을 소모한다."—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이 글은 바르트(Roland Barthes)의 유명한 문장을 통해, 앞서 다룬 아도르노, 라캉, 레비나스의 사유와 연결되는 세 번째 접점을 그려본다. 사랑은 닿고 싶지만 닿을 수 없는 타자와의 관계이고, 언어는 그 틈을 메우기 위한 인간의 가장 절박한 시도다.바르트는 그것을 단호히 말한다: “언어는 살갗이다.”1. 🧶 언어는 왜 살갗이 되는가?우리는 보통 말을 소리로, 논리로, 정보로 이해한다. 그러나 바르트는 사랑의 말하기를 촉각적인 것, 피부로 닿는 것으로 본다.그가 말하는 '언어의 살갗'은 단순한 비유가 아.. 2025. 4. 19.
💬섹스와 언어 사이의 내밀한 교차 2.- 닿을 수 없는 타자, 그래도 관계 맺기 ― 라캉과 레비나스가 말하는 '접촉의 불가능성과 윤리'“닿지 못함을 알면서도, 우리는 어떻게 타인과 함께 있을 수 있을까?”— 아도르노를 지나, 라캉과 레비나스로 가는 질문이 글은 아도르노의 “섹스와 언어 사이의 내밀한 교차”에서 출발한 물음을 이어받는다.타자와 연결되고 싶지만, 언어로도 몸으로도 닿을 수 없다는 깨달음.그 절망적 전제를 붙든 채, **‘그럼에도 관계 맺기는 가능한가’**를 묻는 두 철학자가 있다: 자크 라캉과 레비나스.1. 🧠 라캉: 타자는 나의 거울이 아니다**자크 라캉(Jacques Lacan)**은 프랑스 정신분석가로, 인간이 언어를 통해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자신을 인식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는 이 언어라는 매개가 완전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우리를 더 깊이 고립.. 2025. 4. 19.
💬 섹스와 언어 사이의 내밀한 교차 1. ― 아도르노가 말한 '접촉의 실패'라는 철학“섹스와 언어 사이에는 내밀한 교차가 있다.”— 테오도르 아도르노 (Theodor W. Adorno)이 짧은 문장은 놀랍게도 인간 존재의 핵심을 찌른다.우리는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원한다. 말로, 혹은 몸으로.하지만 그 모든 시도는 언제나 어딘가 불완전하고, 어딘가 실패한다.그런데 아도르노는 이 실패를 단순한 좌절로 보지 않았다.그는 이 실패를 ‘철학적으로 중요한 구조’,즉 현대인의 고립과 욕망이 만나는 자리로 보았다.1. 🗣 언어는 닿고 싶어 하지만, 닿지 못한다우리는 말로 타인을 이해시키고, 나를 드러내고, 감정을 전하려 한다.하지만 자주 경험하듯, 언어는 때로 오히려 오해, 침묵, 단절을 낳는다.아도르노에 따르면, 언어는 **“접촉을 약속하면서도 끝내 접촉.. 2025.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