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eeting English as the Other:타자로서의 영어
📖 Episode 04 | 문장의 구조는 사고의 구조다
How Word Order Rewires the Way We Think
📖 Episode begin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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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어 문장을 처음 배울 때 이렇게 묻는다.
“왜 저들은 저렇게 말을 시작하지?”
영어는 늘 주어로 시작한다.
“I think…”, “You know…”, “People say…”.
그들에게 말은, 중심을 던진 후 주변을 채워나가는 방식이다.
한국어가 배경을 펼쳐두고 마지막에 핵심을 던지는 것과는 정반대다.
이것은 단순한 어순 차이가 아니라, 사고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출발점의 차이는, 곧 사고방식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 언어 구조 → 사고방식 → 삶의 방식
1. 언어 구조는 뇌의 회로를 바꾼다
영어는 **논리적 선형 구조(linear structure)**를 가진 언어다.
주어 → 동사 → 목적어 → 부가 정보로 이어지는 구성은, 정보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예측하는 데 최적화돼 있다.
이 방식은 뇌의 정보 처리에도 영향을 준다. 인지과학에서 말하는 Incremental Processing(점진적 처리 과정)에 따르면, 영어 화자는 문장을 들으면서 동시에 해석한다.
You process while you listen. (듣는 동시에 처리한다)
따라서 영어 사용자에게는 선형적, 단계적, 구조화된 정보 처리 능력이 강화된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의 심리언어학자 Colin Phillips는 이 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영어 화자는 단어 하나하나를 들을 때마다, 문장 구조를 추론하며 동시에 의미를 형성한다."
(Phillips, 2003, "Syntax and processing")
Phillips는 미국 언어학계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심리언어학자 중 한 명으로, MIT와 Harvard를 거쳐 메릴랜드 대학 언어인지과학 센터(CLS)에서 수석 연구자로 활동 중이다.
2. 사고방식은 삶의 방식에 영향을 준다
이러한 구조화된 사고는 곧 삶을 계획하고, 표현하고, 조정하는 방식을 결정짓는다.
- 계획 수립: 정보를 빠르게 분해하고 순차적으로 조합함으로써 결론을 유도함
- 자기표현:
- 갈등 해결: 의견 → 이유 → 요청 순으로 정리해 전달하는 구조
🧠 다시 말해, 영어는 상황을 해석하고 정리하는 뇌의 회로를 재구성하게 한다.
이러한 인지적 구조의 차이는, 실제로 문화 간 의사소통의 양상도 달라지게 만든다.
호주국립대학교의 언어학자 Anna Wierzbicka는 다양한 언어에서 드러나는 대화 구조를 비교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영어는 자기 진술(self-assertion)에 유리하게 구성된 언어다."
(Wierzbicka, 1991, "Cross-cultural Pragmatics")
Wierzbicka는 언어 안에 담긴 문화적 가치와 사고 패턴을 분석하는 데 탁월한 연구자로, **언어문화 간화용론(cross-cultural pragmatics)**이라는 독자적 영역을 개척한 학자로 인정받고 있다.
3. 과학적 뒷받침: 언어는 사고를 만들고, 습관을 만든다
언어가 단지 사고를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고의 습관(habitual thought)**을 만든다는 주장은 이제 여러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 Lera Boroditsky (Stanford):Boroditsky는 스탠퍼드와 MIT, 프린스턴에서 연구 경력을 쌓은 인지심리언어학 분야의 권위자이며, TED 강연으로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 “언어는 우리가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을 바꾼다.”
(language guides habitual thought processes, Boroditsky, 2011) - Dan Slobin (Berkeley):Slobin은 ‘말하기를 위한 사고(thinking for speaking)’ 개념을 제시한 학자로, 언어가 인지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
- “우리는 말을 하려고 생각할 뿐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말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Slobin, 1996, "From ‘thought and language’ to ‘thinking for speaking’)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단순히 표현 수단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 다른 회로, 다른 결의 삶을 받아들이는 것임을 의미한다.
✅ 결론: 문장 하나, 삶 하나
영어 문장은 논리의 구조다.
그 구조에 익숙해지는 것은, 새로운 뇌의 회로를 개설하는 일이다.
영어 어순 훈련은 결국, 자기 사고의 방향을 새로 쓰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건 삶의 결을 바꾼다.
📚 Further Reading
읽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추천 논문 및 저서
- Lera Boroditsky —
“How Language Shapes Thought”, Scientific American, 2011 - Dan Slobin —
“From ‘thought and language’ to ‘thinking for speaking’”, 1996 - Colin Phillips —
“Syntax and Processing”, 2003 - Anna Wierzbicka —
Cross-Cultural Pragmatics: The Semantics of Human Interaction, 1991
🎥 Further Viewing
보며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강연 영상
- TED | Lera Boroditsky
How language shapes the way we think
(언어가 사고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쉽고 명쾌하게 설명한 강연. 한국어 자막 선택 가능.)
🔮 To be continued...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영어 말소리의 리듬과 의미의 단위 —
인토네이션과 끊어 읽기를 함께 다룹니다.
영어는 왜 그렇게 리듬감 있게 끊기고, 말의 덩어리를 숨으로 나누는가?
말의 구조는 곧 의미의 구조입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편하게 답글로 알려 주세요.
우연을 만드는 창구가 되리라 희망합니다.
— Written by To Be or... Whatever
Walking Miles Without a 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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