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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eting English as the Other — A Jour

🌿M.E.O/Ep.05 | 말은 '호흡'으로 나뉜다.'CHUNK'

by To Be or... Whatever 2025. 3. 28.

🌿 Meeting English as the Other:타자로서의 영어

 

마치 노래 같은 이상한 리듬, 말끝에 묘하게 올라가는 억양, 호흡 단위로 끊어 읽는 영어 문장.

 

처음 영어를 말해보려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낯선 감각이다.

그리고 대개 이렇게 말한다  “저건 마치 연기하는 것 같아.”

 

그런데, 그 ‘연기’처럼 들리는 말투가 바로 영어가 세계를 구성하는 방식 중 하나다.
억양은 단지 발음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 단위의 경계를 만드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그리고,

이것은 그리 어렵게 생각할 것도 아니다.

어린아이의 말을 떠 올려보자.

그들은 천천히 뜸을 들여 가며? 말한다. 느낌이 올 것이다.

작은 단위로 하나의 그림을 그리고,

또 그다음 영역으로 점을 찍어가며... 

 

그렇게 단계적 훈련을 통해,

어느날 자연스럽게~ 긴 문장을 이어서 말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https://plus.unsplash.com/premium_photo-1675025863856-4b682b6cd089?q=80&w=1935&auto=format&fit=crop&ixlib=rb-4.0.3&ixid=M3wxMjA3fDB8MHxwaG90by1wYWdlfHx8fGVufDB8fHx8fA%3D%3D

 

🔬 소리의 질서가 곧 문장의 구조다

1. 영어는 "소리 덩어리(Chunk)"로 말한다

영어는 문장을 끊어서 말한다.

하지만 멋대로 끊는 것이 아니라,

**정보 단위(meaningful units)**로 분절한다.

The girl // is reading a book // in the park // at sunset.

 

이때 억양과 호흡, 리듬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의미 단위를 구획 짓는 신호(signal)**로 작동한다.


2. 억양은 청자의 이해 방식을 통제한다

심리언어학자 Angela Friederici

뇌가 언어를 처리하는 방식을 실험적으로 탐구한 대표적인 연구자다.

그녀는 독일 막스플랑크 인지신경과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Human Cognitive and Brain Sciences)에서

수십 년간 언어와 뇌의 관계를 연구해 왔다.

 

특히 문장을 이해할 때

뇌가 **구문(syntax)**과 **운율(prosody)**을 동시에 처리한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밝혀낸 선구자 중 한 명이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Prosodic boundaries are processed early and influence syntactic parsing."
(운율의 경계는/처리된다/조기에/그리고 영향을 준다/문장의 구조 분석에)
(Friederici, 2006, "Processing Prosodic Phrasing")

 

즉, 운율 정보는
문장이 끝나기 전에 이미 뇌에 의해 처리되고,
이 정보가 문장의 문법 구조를 해석하는 데 실질적으로 영향을 준다.

 

이를테면,

사람이 문장을 듣고 해석할 때 단어와 단어 사이의 간격이나 억양의 변화는

 

'어디서 끊어야 할지(where to segment)', '

어느 부분이 주요 정보인지(what carries focus)'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러한 억양 단서는 뇌가 문장의 구조를 예측하고 조립하는 데 필수적인 신호로 작동한다.

 

📌 **억양(intonation)**은
청자가 어떤 구조로 문장을 받아들일지를
유도하고 통제하는 장치인 셈이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억양은 운율(prosody) 전체의 일부로 이해해야 한다. 억양은 말의 높낮이 변화(pitch pattern)를 가리키는 반면, 운율은 여기에 더해 리듬, 강세, 말의 속도, 멈춤(pause) 등을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따라서 억양만이 아니라, 전체 운율적 요소들이 결합되어 문장의 구조 이해에 영향을 준다.)

 

 

비슷한 주장을 한 학자는 Jean-Philippe Goldman이다.

그는 스위스 제네바 대학교의 언어학자이며, "

Prosodic phrasing and discourse structure"(2012)라는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Prosody provides listeners with crucial hints about syntactic boundaries and discourse focus."
(운율은/제공한다/청자에게/핵심적인 단서를/문장의 구문 경계와 담화의 초점에 대한)(Goldman, 2012)

 

 

이러한 억양의 힘은 단순히 문장을 분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자가 무엇에 주목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청각적 신호(auditory cue)**로 기능한다.

 

 

따라서 영어 학습자는 억양을 단지 발음의 문제가 아니라,

**의미 이해의 핵심 요소(core to comprehension)**로 받아들이는
감각 훈련이 필요하다.

 


📚 언어학과 뇌과학이 함께 증명한 사실들

1. 운율은 문장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독일 신경언어학자 Steinhauer & Friederici의 실험에 따르면,

의미는 문장이 끝난 후에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장 도중, 운율이 분절되는 시점마다 점진적으로 해석된다.

 

"The brain builds structure incrementally based on prosodic cues." (Steinhauer & Friederici, 2001)
(뇌는/ 구조를 짓는다/점진적으로/기초해서/운율적 단서에)

 


2. 청자는 억양을 따라 문장을 분절한다

Anne Cutler의 연구에 따르면,

영어 화자는 억양 단서를 사용하여 어절과 문장 경계를 추론한다.

 

이는 소리로 문장을 ‘읽어내는’ 인지 전략이며,

학습자에게는 자연스러운 청취와 말하기를 연결시키는 핵심이다.

"Prosody helps listeners find word boundaries in continuous speech." (Cutler et al., 1997)


 

✅ 왜 우리는 이 리듬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한국어는 ‘의미가 끝난 ’ 구조가 완성되는 언어다.

하지만 영어는 ‘말하는 중간중간’ 이미 의미를 완성해 간다.

 

이 리듬은 곧 사고의 흐름이다.

말을 익힌다는 건, 그 흐름에 호흡을 맞추는 일이다.

 

영어를 말하는 것이 어색한 이유는 문법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사고 단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사고의 단위를 습득하고 체화한다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찾아 헤매이는 

새로운/또 다른 나를, 스스로 도달하게 하는 것이다. 

 


🔹 영어 문장, 왜 전치사로 끝날까?

이 질문은 많은 학습자들이 던지는 것이다. 

 

➡바로 앞 Ep.03에서 더 깊이 다루기로 했던 부분이다

😎바로가기:🌿 Meeting English as the Other,Ep.03-전치사,누구냐 넌!

 

 

같은 현상도(이 경우엔 전치사의 실체^^),

시각을 달리해서 사방에서 요리조리 보아야만, 그 실체가 다가오는 법이다.

코끼리의 코나 다리만 만져서는 

그만, 엉뚱한 상상만 하게 되는 것. 

 

필자는, Ep.04에서 전치사가 문장뒤에 따라붙는 현상에 대해,

1. '관계를 유지하려는 감각' 이라든가, '전치사의 기능적 응집력'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더보기: 🌿 Meeting English as the Other,Ep.04-언어 공부 왜 해야 해?

 

이 관계나 기능에 대하여, 

이번 회차에서는

2. 리듬적 흐름이나 단위별 의미전달이라는 또 다른 시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시각으로 

모두 볼 수 있을 때,

드디어 완성된 '코끼리'가 보일 것이다. 

 

 

🤳자 그럼, 두 번째 시각을 장착해 보자!

 

Who are you talking to?
(너 누구랑 이야기하고 있어?)

 

전치사는 뒤에 명사를 취해야 하므로,

문장 끝에 오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영어의 말하기 방식은 다르다.

 

중요한 정보는 앞에, 덜 중요한 정보는 뒤로

 의미의 덩어리로 끊으며 말한다.

 

그래서 전치사도 하나의 의미 단위(chunk)로 분리되어

말 끝(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니까)에 놓인다. 

이는 문법의 일탈이 아니라,

**소리와 의미의 흐름(flow of meaning and sound)**에 따른 선택이다.

 

“Who are you talking to?”
- ‘to’는 말의 리듬상 자연스럽게 뒤에 남는다.

 

'to'를 자꾸만 빼 먹는 한국어 화자.

그 이유는? 어색해서.

하지만, 잊지 말자. 우리는 '남의' '타자의' 언어를 '배우는' 중이다.

그들에게는 'to'를 맨 뒤에 흘리듣 놓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운 것.

 

 

🔍실제로,

**리듬적 흐름이

문장의 정보 구조(information structure)**를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다

는 것이 여러 언어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예를 들어, Geraldine Legendre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Rhythmic alternation affects the acceptability and placement of weak function words like prepositions." (리듬의 교차는 전치사와 같은 약한 기능어의 위치와 수용성에 영향을 미친다.)
(Legendre et al., 1990s, Optimality Theory in Prosody)

 

Legendre는

언어학 이론인 **제약이론(Optimality Theory)**을 운율적 요소에 적용하여,

언어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문장 구조에는

**음운적 제약(phonological constraints)**이 작용한다고 본다.

 

이 이론에 따르면,

문장 내의 약한 요소(weak elements),

특히 전치사(prepositions)와 같은 기능어(function words)

발화의 리듬을 방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배치된다.

 

예를 들어, 영어의 경우

두 개의 강세(syllable stress)가 연이어 오면

리듬적으로 부담이 생기기 때문에, 

 

기능어를 어색한 위치에 억지로 끼워 넣기보다는,

차라리 문장 끝으로 밀어내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문법 규칙의 위반이 아니라,

**리듬을 자연스럽게 유지하려는 영어 고유의 prosodic grammar(운율 문법)**에 따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영어 리듬의 힘이다.


우리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문장 구조도,

그들의 말의 호흡과 리듬을 이해하면,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다.

 


 

🌟 마무리 문장

영어의 문장은, 그들의 리듬 안에서 의미를 조직한다.
그리고 그 리듬은, 우리가 사고를 호흡하는 방식을 다시 쓰게 만든다.


 

 

 

 

 

 

📌 더 보기 |  참고 자료

  • 논문: Friederici, A. D. (2006). Processing prosodic phrasing: ERP studies.
  • 논문: Steinhauer, K., & Friederici, A. D. (2001). Prosody and syntax in the brain.
  • 논문: Cutler, D., Dahan, D., & van Donselaar, W. (1997). Prosody in the comprehension of spoken language.

 

🔮 To be continued...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영어의 관계성 을 더 들여다 보기 위해 — 그 마음의 구조, 관계사와 접속사를 다룹니다.
연결은 문법이 아니라 감정의 일이다. 말은 이어지고 싶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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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ritten by To Be or... Whatever
Walking Miles Without a M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