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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tween Language and Resonance

🕊️ The Vegetarian | Ep.03-affect intellectual leanings

by To Be or... Whatever 2025. 3. 26.

"There was no need to affect intellectual leanings in order to win her over."

— Han Kang, The Vegetarian (tr. Deborah Smith)

슬픈 남과 여... 애쓰며 돕느냐, 애쓰며 파괴하느냐.  

 

"굳이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박식한 척할 필요가 없었고, ..." - 한강,<채식주의자>


 

🌿 Emotional Grain of a Sentence
_Between Language & Resonance_

이 시리즈는
언어의 정확한 구조와 감정의 결을 함께 읽어내며,
외국어라는 타자를 화자의 몸에 체화하려는 시도입니다.

 


⚔️ 양날의 검객

언어의 두 기둥 –
실질 기술적 패턴 & 정서 문화적 뉘앙스
 

🛠️ Practical Grain
표현 분석, 어법, 번역의 함정들
🌿 Emotional Grain
관계의 거리와 감정의 흐름을 읽는 감응
 
각 회차는 하나의 문장을 다룹니다.
분석 → 감정 순으로 구성되며,
Episode 00부터 이어집니다.


📖 Episode begins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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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unsplash.com/ko/@anniespratt/

 

 

관계를 시작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이 남자는 말한다 —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고.
그는 다 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효율적인 이치들을.

그래서, 어떤 것도 애쓸 필요조차 없었다.

그 말투에는 이상할 만큼의 여유
그 이상으로 서늘한 무시의 뉘앙스가 함께 깃들어 있다.


🛠️ Practical Grain — 실용의 결

이번 문장은 표현 자체는 간결하지만, 그 안에 담긴 권력감, 관계의 비대칭, 감정의 비가역성이 매우 압축되어 있다.
겉으로는 아무 감정 없는 설명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말투의 기능을 하나하나 해부해 보자.

🔍 There was no need to...

  • There was no need to ~: “~할 필요가 없었다” → 과거 시점의 불필요성 진술

🧠 기본 구조:

  • There is/w as no need to [동사원형]
  • 예: There was no need to worry. / There’s no need to rush.

📌 여기서 핵심은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노력하지 않았음’을 당연하게 말하는 정서적 무감각에 있음

👉 There was no need는 종종
‘굳이 그렇게 안 해도 됐어’라는 식의 거리두기비판 없이 무시하는 태도로 사용됨


🔍 affect intellectual leanings

  • affect: 가장 중요한 단어. 여기서 ‘영향을 주다’가 아니라 ~인 척하다는 의미의 가장 영국적인 용법 중 하나
    • 예: He affected a British accent. → (그는 영국식 억양을 쓰는 척했다) She affected surprise. → (그녀는 놀란 척했다) They affected indifference. → (그들은 무관심한 척했다) He affected knowledge of the subject. → (그는 그 주제에 대해 잘 아는 척했다)
  • intellectual leanings: 지적인 성향
    • leaning: (생각이나 취향의) 경향, 기울어짐
    • 복수형으로 쓰여 개인의 지적 관심·경향 전체를 포괄함

📌 전체 표현은 ‘지적인 사람처럼 보이려 애쓰는 것’
즉, 상대방의 수준에 맞추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았음을 말함

🧠 관련 표현:

  • affect sophistication → 세련된 척하다
  • affect concern → 걱정하는 척하다
  • affect modesty → 겸손한 척하다
  • affect authority → 권위 있는 척하다

👉 영어에서 affect내면 없는 외적 흉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음 → 여기선 감정도, 정성도 없는 관계 설정이 드러남


🔍 in order to win her over

  • in order to ~: ~하기 위해서 (목적 표현)
  • win someone over: (논쟁, 설득, 감정 등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다, 내 편으로 만들다

📌 이 표현은 보통 상대가 쉽지 않을 때 쓰는 표현이다:

  • He tried to win her over with gifts. → (그는 선물 공세로 그녀의 마음을 사려했다)They’re still trying to win over the public. → (그들은 여전히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애쓰고 있다) I tried to win my parents over with good grades. → (좋은 성적으로 부모님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 She’s trying to win him over with her charm. → (그녀는 매력을 무기로 그의 마음을 사려고 한다)

👉 그런데 여기서는 반대로,
‘그럴 필요조차 없었다’고 말하는 데 쓰이고 있음 → 즉, 관계를 쟁취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은,
애정이 아닌 우위에서의 관계 설정을 암시함

이 모든 구절을 통해,
그는 자신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상대가 자연히 따라왔다는 듯
무심하게 권력을 행사하는 어조를 취한다.


🌿 Emotional Grain — 감정의 결

🧊 감정의 결 하나 — 애씀 없는 관계 (unearned intimacy)

사람 사이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선 그 과정이 없다.
그녀의 마음은 노력 없이 ‘얻어진’ 것으로 처리된다.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는 건,
사실은 애초에 그럴 생각도 없었다는 뜻이다.”

🌫️ 감정의 결 둘 — 지적 위계의 프레임 (intellectual detachment)

‘지적인 척할 필요도 없었다’는 말에는
상대의 수준을 굳이 맞출 필요가 없었다는 숨겨진 계급감각이 숨어 있다.

“나는 굳이 위장할 필요도 없는 사람이고,
그녀는 그런 걸 요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 감정의 결 셋 — 냉정한 이탈 (emotional disengagement)

상대를 설득하거나 감동시키려는 마음이 전혀 없는 서술.
그녀의 감정이나 선택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는 단지 결과만을 ‘사실처럼’ 말한다.

“이야기의 주어는 나,
그녀는 그저 그 이야기의 배경이었다.”


✍️ 감정 요약: 이 문장은 고백처럼 보이지만,
실은 무심한 승자의 서술이다.
감정이 아니라, 계산된 편의 속에서 관계가 형성된다.


 

 

 

 

 

 

🖋️ To be continued… Episode 04

“I've always inclined towards the middle course in life.”

관성을 선택한 삶,
평균을 목표로 한 선택들.

하지만 감정의 세계는 ‘가운데’를 향해 흐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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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편하게 답글로 알려 주세요.
우연을 만드는 창구가 되리라 희망합니다.





— Written by To Be or... Whatever
Walking Miles Without a Map